글로 담는 나의 하루

하루를 열어주는 사람_250310

레이2023 2025. 3. 11. 19:4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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퇴사 후 맞게되는 아침은 생각보다 불쾌한 존재는 아니예요.
‘씻어야지, 일 가야 돼, 오늘은 회사에서 이걸 끝내야 돼.’
해내야만 하는 아침이 아니라 그냥 일어나기만 해도 되는 아침, 그 자체로 바뀌거든요.
알람? 맞추지 않아요.
학교 가랴, 회사 가랴 매일 아침 알람에 눈떴던 지난 날들이
보답이라도 하는 듯 그냥 눈이 떠집니다.
아님, 제가 알람에 보답하는 걸 수도 있구요.

눈을 뜨면 시간을 확인합니다. 중요하진 않아요.
그리고 카카오톡을 들어갑니다. 이제부터 중요해요.
귀찮아서 수신거부조차 해놓지 않은 광고들, 간간이 있는 단체카톡방을 지나쳐 가장 중요한 메세지를 클릭해요.
“잘 잤어? 잘 자구 약 챙겨 먹구 푹자. 사랑해.”
찾았다! 거울로 보지 않아도 입꼬리가 올라가는 게 느껴져요.
하루의 첫 장, 새하얀 도화지의 첫 시작에 하트가 그려지는 기분이예요.
오늘은 무슨 이모티콘을 보내지?
머리 맡 나뒹구는 안경을 뒤로한 채, 잔뜩 찌푸린 눈으로 세상에서 가장 귀여울 이모티콘을 찾아요.
저도 사람의 도화지에 넘칠만큼 큰 하트를 그려주고 싶어서요.

제 아침은 이렇게 시작됩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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