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사랑해야 한다." 책을 덮기도 전에 눈물이 차오르는 건 왜였는지 모르겠다. 세상에 등록되지 않은, 그래서 세상에서 지켜질 이유조차 없었던 모모와 로자 아줌마의 생이 이상하리만큼 따뜻하고, 오고 가는 사람들 속에서 조금은 부럽기까지 했던 건 우리는 결국 사랑해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. 생이 나를 등져도, 내가 생을 등져도 자기 앞의 생은 결국 내 것만이 아닌 걸, 사랑으로 둘러쌓인 다른 사람들의 생도 함께 있다는 걸, 지나온 생들을 통해서 나 또한 경험한 것이기에 더욱 흠뻑 스며들 수 있었다. "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,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." 죽음을 향해가지만 결국은 삶이었던 책.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