'앞으로의 유럽 여행기를 잘 기록해두어야겠다.' 라는 다짐을 한 게 바로 이 전 주였던 것 같은데...
포르투갈로 넘어와서야 아일랜드 여행 후기를 쓴다.
추운 기온 때문인지 집에 오면 그냥 지쳐서 샤워하고 자기 바빴달까.
아직 시차에 적응할 때라 새벽같이 일어나긴 했지만 추위는 노곤함을 두 배, 세 배로 만들었다.
2번째 기록에 썼듯 나는 이번 유럽 여행에 두 명의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'아일랜드'가 바로 첫 번째 친구가 살고 있는 나라였다.
여기에는, 놀라운 사실이 2가지가 숨겨져 있다.
첫번째는 아일랜드 중에서도 도네갈, 도니골 암튼 Donegal 이라는 북쪽 지방의 작은 도시로 간다는 것이었고 (놀랍지 않을 수 있지만 사실 이 곳은 여행 후기를 거의 찾을 수 없는, 미지의 시골이다.)
두번째는 친구의 정체이다.
내 블로그 조회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어 강의 Preply를 통해 (그래봤자 하루 10명 미만^^) 알게 된, 엄밀히 말하면 오랜 시간동안 나와 함께 수업을 한 학생이자 친구를 방문하는 게 이번 아일랜드 여행의 주 목적이었다.
워낙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구라 작년에 한국 여행을 왔었고 그 때 처음 만나 어울렸던 터라 이제는 더 이상 그 학생을 학생이라고 부를 이유가 사라졌다.
그냥 아일랜드 사는 내 친구!
물론 우리에게는 언어의 장벽과 나이의 장벽 (멋진 40대 언니다.)이 있지만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. 둘 다 꽤나 외향적이고 꽤나 진지한 타입인 덕분에 많은 주제의 대화를 즐긴다.
암튼!
이 친구를 보기 위해 나의 유럽 여정에 아일랜드를 추가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너무나 성공적이었다.
다행히 머무는 3일 중 첫 날 빼고는 날씨가 평온했기 때문에...
아일랜드, 특히나 북쪽에 위치한 도니골에서 날씨가 좋지 않다는 수준은 내가 생각한 그 수준 이상이었다.
바람 때문에 새들도 높게 날지 못하고 비도 함께 동반되나 역시나 바람 때문에 우산은 쓸 수 없고 갑자기 우박이 내리기도 한다.
왜 친구가 바람 막이와 모자를 꼭 챙기라고 했는 지 알 것 같은...^^
그래서 이 날씨에 해변을 가게 되면 아일랜드 모래 맛을 볼 수 있고, 집에 돌아오면 얼굴에 스크럽제를 바른 것처럼 모래가 오돌토돌 묻어 있다.
다만! 그럼에도 이 도네갈 여행이 후회 없었다, 가치 있었다 라고 말하는 이유는 바로 이 험한 날씨 때문에 해가 드는 날이 참 감사하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고.. 눈부시게 맑았던 이틀째와 삼일째를 너~~~~무나 잘 즐길 수 있었다.
풍경은 말해 뭐해, 반지의 제왕 그 자체... 예전 뉴질랜드에서 느꼈던 초록 초록한 자연이 봄이라면, 아일랜드의 이 광활한 자연은 가을과 겨울이다. 엇 그래서 뉴질랜드에서는 호빗을 찍고 아일랜드에서는 반지의 제왕을 찍은 건가...? ㅋㅋㅋㅋㅋ
어느 순간부터는 좀 쓸쓸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풍경이었지만 이게 아일랜드의 멋이 아닌가 싶다.
이웃집이 보이지도 않는 저 멀리에 있고, 현관문을 열면 광활한 대지가 펼쳐지는 서울과는 정반대의 매력을 가진 도네갈, 쉬고 싶을 때, 번잡한 여행이 아닌 고요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추천하고픈 지역이다.
[더블린<->도네갈 이동 방법]
1. 버스
-약 4시간 소요
-도네갈 시티 센터 하차
-중간에 5~10분 정도 화장실 갈 시간 줌
2. 비행기
-국제선을 타고 더블린 공항에 도착했다면 국내선 환승 필요
-프로펠라? 비행기를 타야 해서 조금 무섭다고 느낄 수 있음
-약 1시간이면 도착
(더블린 공항에서 올 땐 비행기, 더블린 시티로 돌아갈 땐 버스를 탔는데 교통 수단별 시간차가 크므로 할애된 여행 시간에 따라 결정하면 될 듯하다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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